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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執筆者の写真JAKEHS EAST

‘아! 이런 맛에 선생을 하는구나!’

更新日:2019年2月6日

(記事執筆=정현희/가나가와현립료쿠엔고등학교)※日本語版はこちら


오늘은 내게 무척이나 특별한 날이다.


아마 11년 전 이맘때쯤이었던 것 같다. 성인이 아닌 학생들을 가르쳐보고 싶은 마음에 이래저래 인터넷을 검색하다가 가나가와현 교육위원회의 홈페이지를 보게 되었다. 기억이 가물가물한데 ‘비상근강사 모집’이라는 문구를 보고 나름 이력서와 한국의 교사 자격증 사본을 들고 요코하마에 있는 교육위원회를 찾아갔었다.

다녀온 지 얼마 지나지 않은 어느 날, 교육위원회로부터 전화 한 통을 받게 되었다. 료쿠엔소고 고등학교에서 한국어 강사를 구하고 있는데 가 보지 않겠냐는 전화였다. 한시도 지체하지 않고 대답을 한 나는 학교 담당자와 통화를 한 후 면접을 거쳐 드디어 꿈에 그리던 학교에서의 수업을 시작하게 되었다.


‘한글 입문’이라는 수업으로 시작한 수업이 첫 해 학생 네 명이었던 것이 그 이듬해는 20여 명이 두 반 또 그 다음 해부터 올해까지는 매년 20여 명 세 반으로 운영되어 왔다. 매년 넘쳐나는 학생을 어떻게 추릴지 고민하면서 나름 인기 강좌였다고 자부하고 있었는데 그 수업이 올해로 마지막을 맞았다.


이유인즉, 소고 고등학교에서 일반 고등학교로 바뀌게 되면서 커리큘럼에 변동이 생겨 영어 이외의 외국어 수업은 전부 없어지게 되었기 때문이다. 내 탓은 아닐지라도 수업이 없어진다는 것 자체가 무척 안타까워 올해 수업은 다른 어떤 해보다도 특별했던 것 같다.


16명, 21명, 34명의 3학년만으로 구성된 세 반의 수업이 드디어 오늘부로 막을 내렸다. 마지막 두 번의 수업은 지난 일 년간을 뒤돌아보는 시간과 한국 문화 체험의 일환으로 한복 입어 보기 시간을 가졌다.



한 사람당 다섯 장씩 포스트잇을 나주어 준 뒤, 첫 수업 때 자신의 목표를 적어 두었던 것을 떠올려 보고 그 목표가 얼마나 실현되었는지 혹은 일 년간의 수업을 통해서 자신이 무엇을 얼마나 할 수 있게 되었는지 또한, 수업을 통해서 알게 된 것, 깨닫게 된 것, 기억에 남는 것 등을 한 장에 하나씩 적어 보도록 하였다. 다들 생각보다 진지하게 적어가는 모습이 얼마나 기특하던지…

드디어 발표의 시간이 되었다. 한국어 수업은 으레 그러려니 하고 다들 발표를 할 때도 머뭇거림이 없었다. 그 중에서도 가장 먼저 손을 들고 발표를 해 준 한 남학생의 이야기에 큰 감동을 받았다.


그는 지난 전기 평점이 1이었기 때문에 후기에 또다시 1을 받게 되면 졸업이 어려운 상황이었다. 후기 들어서도 처음 얼마간은 가끔 결석을 하기도 해서 크게 걱정을 하고 있었는데 어느 날부턴가 수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기 시작했다. 심지어 1교시 수업 때는 그 누구보다도 일찍 와서 자리에 앉아 있기도 하고“선생님, 선생님”을 불러 가며 자신의 이야기를 해 주기도 하면서 말이다. 그가 오늘 지난 시간을 돌아보며 했던 말 중에 “보다 성실히 수업에 임했으면 좋았을 뻔했어요. 지금 생각해 보니 많이 아쉬어요.”라는 말이 얼마나 감동이었는지 모른다. 물론 여전히 한글을 읽고 쓰는 것은 어려운 학생이지만 자기소개도‘말해 봐요, 한국어’의 대본도 요미가나를 달아가며 외운 덕에 후기 평점은 3을 받았다. 그런 그의 입에서 나온 말이었기에 더욱 대견스러웠다.

그뿐만이 아니다. 전기 내내 결석이 많아 담임 선생님과 함께 무척 걱정을 했던 다른 남학생 역시 후기 들어서는 결석은커녕 지각조차 하지 않고 열심히 수업에 참가하더니 이제 한글이 보이면 무조건 읽어 보려고 한다며 그것이 자기의 가장 큰 변화라고 말하는 것이 아닌가. 한국어 수업을 통해서 인간 관계가 더욱 넓어졌다고 이야기해 준 학생, 전문학교나 대학에 가서 선택 수업으로 한국어를 선택하겠다는 학생, 발표 마지막에 약간은 수줍은 듯 주변을 살피더니 “선생님, 지금까지 감사했습니다.”라고 씩씩하게 말해준 학생, 그리고 그 옆에서 약간의 눈물을 글썽인 학생 등등 정말 너무나 감동적인 이야기들을 해 준 덕에 실은 내 눈시울이 붉어졌다.

이렇게 뒤돌아보는 시간을 가진 후, 내 이야기가 마무리되어갈 즈음 수업의 끝을 알리는 종소리가 났다. 교실을 나서는 아이들 하나하나의 어깨를 토닥이며 안아주는 그 순간 지난 십 년간의 기억이 주마등처럼 스쳐 갔다.


아쉬움을 뒤로하고 교실을 나오는데 작년에 수업을 들었던 여학생 둘이 꽃다발과 편지를 손에 들고 기다리고 있는 것이 아닌가. 전혀 예상치 못했던 일이라 놀라움 반, 기쁨 반으로 꽃다발과 편지를 받아 들고 이 둘과도 포웅을 한 후, 교무실로 돌아왔다. 자리에 앉아 편지를 펼쳐 보니 한 통은 한국어로 또 한 통은 일본어로 정성스레 적혀 있었다. 그때의 감동을 무슨 말로 표현해야 좋을지 모르겠다. 그저‘아, 이 맛에 선생을 하는구나.!’외에는 달리 표현이 생각나지 않는다.


이렇게 료쿠엔에서의 10년이 끝나가니 그저 아쉬울 뿐이다. 4월부터는 또 다른 곳에서 이 감동을 이어나가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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